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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추천 여행지, 원주 뮤지엄 산 (Museum SAN)

by 최잔잔 2022.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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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10월 누군가 서울 근교에 가볼만한 특별한 여행지를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원주의 뮤지엄 산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람이 많고 북적거리는 곳이 아니라 해발 275m 산속의 고요한 자연 속에서 가을 정취와 미술관 그리고 건축의 아름다움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를 고립시킨 듯, 산속에 감춰진 뮤지엄 산(Museum SAN)은 '빛의 건축가‘로 불리는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개관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던 곳입니다.

2013년 개관이 후 지금까지 원주의 명소가 되어 사랑받고 있으며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모든 계절이 아름답지만 그중에서도 가을은 뮤지엄 산을 더욱 운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합니다.

감상을 준비하는 두 개의 정원

미술관은 산의 지형을 느끼며 걷다 보면 웰컴 센터, 잔디 주차장을 시작으로 플라워 가든, 워터가든, 본관, 스톤가든 그리고 제임스 터렐관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먼저 워터가든과 플라워 가든을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의 자연을 느껴보고 미술관을 만날 마음에 준비를 하면 됩니다.

티켓 발권으로 하고 안내 데스크를 지나면 가장 먼저 플라워 가든을 만나게 되는데 순수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붉은 패랭이 꽃과 눈을 맞은 듯한 180그루의 하얀 자작나무가 늘어서 있습니다. 가을에는 화려한 꽃밭은 없지만 잔디 위의 마크디 수베로의 `제라드 맨리 홉 키스를 위하여’의 붉은 조각품이 인사를 대신합니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면 고고하게 서있는 작품같은 담 뒤에 펼쳐진 워터가든을 만나게 됩니다. 고요하고 한 편의 시 같은 물의 정원은 뮤지엄이 물 위에 떠있는 듯 환상적으로 보이게 만듭니다. 워터가든을 가로지르는 길에는 사진 명소로도 유명한 설치미술 작품인 알렉산더 리버만의 아치 웨이(Archway)가 워터가든의 분위기를 더욱 환상적으로 만들며 서 있습니다.

 

 

 

작품 안에서 작품 감상하기

파주석으로 둘러싸인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안도 다다오의 의도가 숨겨진 단조롭지만 섬세하게 표현한 자연을 그림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파주 석 담과 처마 사이의 좁고 긴 창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짙은 회색의 어두운 복도 위에 따뜻하게 쏟아집니다.

 

파주 석과 노출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단순하고 차가운 건물은 아름다운 자연을 안도 다다오의 방식대로 보여주며 온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큰 창이 있는 공간에는 반드시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반드시 있으며 그곳에서는 그림을 감상하듯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 내부에는 3개의 특별한 공간이 있는데 첫번째는 파피루스 온실입니다. 종이를 의미하는 어원으로 페이퍼 갤러리의 존재를 알리고 있습니다. 실내에서 바라보는 실외의 중정 공간으로 빛과 어두움, 눈과 비를 느낄 수 있는 계절과 시간을 간직한 공간입니다.

 

두 번째는 삼각 코트로 건축가가 의도한 무(無)의 공간입니다. 삼각형은 사람을 상징하며 대지와 하늘을 연결해주는 비밀스러운 곳입니다. 삼각형 공간 속에서 올려다보는 하늘과 그 안에서 느끼는 고요함이 특별합니다.

 

세 번째는 백남준 홀로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미디어 작품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관입니다. 판테온을 닮은 9m 높이의 원형 공간에서 쏟아지는 빛은 작품을 더욱 경건하게 만들어줍니다.

 

 

마음의 고요함을 찾는 스톤가든과 명상관

본관 뒤로는 안도 다다오가 신라고분의 아름다운 선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9개의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진 9개의 스톤 마운드를 만날 수 있습니다. 명상관 역시 스톤 마운드의 형태를 띠는데 내부에 들어서면 반원의 가운데로 길게 갈라진 틈에서 쏟아지는 햇빛과 심금을 울리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마음을 가라앉혀 줍니다. 명상관에서는 다양한 상시 프로그램과 스페셜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빛과 공간의 새로운 경험, 제임스 터렐 전시장

뮤지엄 산의 마지막 전시관, `빛과 공간의 마술사'로 불리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제임스 터렐만을 위한 공간입니다. 오직 다섯 작품만이 전시되어 있으며 관람객의 몰입을 위해 시간과 입장 인원이 제한 됩니다.

 

그림이나 조각이 아니라 오로지 빛과 공간만으로 이루어진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어떤 전시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빛의 아름다움과 무한대의 공간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달래고 고요한 내면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입니다.

전시를 관람하고 왔던 길을 돌아가다 보면 모든게 다르게 보입니다. 들어올 때와 다르게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시 보게 됩니다. 서울 근교에 이런 곳이 있다니 왠지 마음이 더 차분해집니다.

 

추천하고 싶은 곳은 전시관 안에는 카페테라스라는 전망 좋은 곳이 있는데 야외 자리에 앉으면 눈에 앞에 풍경이 장관입니다. 전시관보다 더 기억에 남을 수도 있으며 카페테라스에서는 진짜 계절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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