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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싱가포르

영국 식민지 시대의 싱가포르 건축 여행

by 최잔잔 2022.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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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건축물의 자취를 따라

1819년 싱가포르 개척자로 알려진 영국의 정치인 스탬퍼드 래플스(Stamford Raffles)가 싱가포르에 상륙한 이후 100년간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됩니다. 식민 도시 건설을 위해 새로운 정부가 수립되고 북쪽 해안 근처에 교회 건물과 박물관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르네상스 양식은 싱가포르의 도시 건설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고 고딕 양식부터 빅토리아 양식, 신고딕 양식까지 다양한 건축 양식으로 표현되어 싱가포르 곳곳에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섰습니다. 그 건물들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화려한 건축미를 뽐내며 여행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호텔 래플스

최고의 호텔 래플스(Raffles Hotel)

싱가포르 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면 누구든 한번은 검색하게 되는 유서 깊은 래플스 호텔은 브래스 바사 로드를 따라 비치 로드가 있는 동쪽으로 직진하다 보면 만나게 됩니다. 지금은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래플스 호텔은 처음에는 객실 10개를 보유한 별장으로 시작되었으나 점점 규모가 커져 호텔이 되었고 1899년 현재의 본관이 완성되면서 명실공히 싱가포르 최고의 호텔로 거듭났습니다.

 

영국의 왕족들은 물론 찰리 채플린과 같은 유명 인사들까지 자주 찾는 곳으로 이름이 나면서 호텔의 격조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는 말레이 반도에 온 유럽 상류층의 사랑을 받아 `동방의 진주'라는 명예로운 별칭까지 얻었답니다. 오늘날까지 건물의 외벽 장식이나 아케이드, 복도에 늘어서 선 기둥과 정원까지 오랜 시간이 담긴 우아하고 낭만적인 풍경을 보기 위해 투숙객은 물론, 사진 촬영을 위한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순백의 성스러운 건물, 세인트 앤드루스 성당(St Andrew's Cathedral) 

시티홀역 B출구에서 노스 브리지 로드를 따라 콜맨 스트리트와 교차하는 지점까지 걷다 보면 눈에 띄는 순백의 화려한 성당이 보입니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오래전 이곳에 거주하던 성공회 신자들이 사용했던 곳으로 두 번의 붕괴를 거쳐 1862년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인도의 죄수들을 이용하여 건설하다 보니 인도식 건축 기법이 많이 가미되었습니다.

 

그들은 석회에 조개껍데기, 엿, 달걀흰자를 섞은 후, 물과 야자 껍질을 첨가해 성당의 외벽을 하얗게 칠했습니다. 이와 같은 기법으로 세인트 앤드루스 성당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성스럽고 깨끗한 느낌의 순백 색감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은 푸른 잔디와 파란 하늘 사이에 대비되는 색감으로 사진을 찍으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게 나와서 웨딩 촬영으로도 사랑받는 곳입니다.

 

 

 

최고 재판소(Supreme Court of Singapore)

싱가포르에 세워진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 가운데 가장 늦게 세워진 건물로, 청동색 돔(Dom) 스타일의 지붕이 눈에 띄는 건물입니다. 외관에 새겨진 장식이 특히 인상적인데 멀리 이탈리아에서 예술가를 불러와 정의의 여신에 대한 신화 내용을 정교하게 새겨 넣었습니다. 재판소 내부에는 고등법원, 항소법원, 형사항소법원이 있으며 일반인도 무료로 참관할 수 있습니다.

 

우아함이 돋보이는 아르메니안 교회(Atmenian Church)

1835년 싱가포르에 거주하던 아르메니아 기독교인들이 기금을 모아 설립한 교회입니다. 당대 유명했던 식민지 시대의 선축가였던 조지 콜만(George Coleman)이 설계했으며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입니다.

 

고대 그리스 신전 건축에 사용된 도리아 양식에 아르메니아 전통 양식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소박하지만 우아한 힘이 느껴지는 건축입니다. 남쪽, 북쪽 ,서쪽 방향을 에워싼 입구와 복도 쪽에는 천장을 지탱하는 토스카나식 기둥을 볼 수 있는데 순백의 색감과 그림자의 대비가 어우러져 특유의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페라나칸을 위한 아시아 문명 박물관(Asian Civilsations Museum)

20세기 초 싱가포르에 살던 화교들을 위해 설립된 최초의 학교로, 전형적인 콜로니얼 양식에 전체적으로 수평 감각을 강조한 아름다움을 추구 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외벽에는 매몰형 사각기둥과 원기둥을 조화롭게 사용했으며, 그 위로는 고전적인 주두 양식을 선택해 위엄과 기품을 더했습니다. 정면에서 바라보면 건물 양쪽에는 대칭을 강조해 설계된 테라스가 있습니다.

 

1997년 아시아 문명 박물관으로 재탄생하며 싱가포르 출신 화교들을 지칭하는 페라나칸 문명 전시관으로 거듭났습니다. 화교의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과 보석, 복식, 도자기, 고가구 등 오래전 그들이 사용했던 각종 생활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정보통신예술부 빌딩(MITA)

수백 개의 창문으로 된 정보통 신예 술부 빌딩(MITA)

싱가포르 식민지 시대 건축물중에서 가장 독특한 창문 디자인을 가진 건물로 가장 인상적인 것은 건물 전체를 장식하고 있는 다양하고 강렬한 색감의 목제 갤러리 창문입니다. 무려 911개나 되는 이 독특한 디자인은 다른 건축물에서는 볼 수 없는 자유분방함과 경쾌한 느낌을 줍니다. 건물 곳곳에 신고전주의의 특징이 살아 있음으로 발코니와 기둥, 갤러리 창문과 고전 양식을 살린 정문의 캐노피까지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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