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불리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는 중세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입니다. 수백 년에 걸쳐 형성된 도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보헤미아의 진주'로 불리며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굽이쳐 흐르는 블타바 강을 중심으로 좁은 골목길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이 들어선 모습은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합니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마을 전체가 어디를 가도 정교한 테마파크처럼 아름답기 때문에 방문하는 여행객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곳입니다.
체스키 크룸로프는 매년 6월마다 한 달간 축제가 펼쳐지는데 마을 주민 모두가 르네상스 시대의 의상을 입고 모의 결투나 거리의 공연을 펼치기 때문에 도시 전체가 중세시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프라하에서 버스를 이용한 당일치기 여행으로 가장 많이 가는 곳으로 소요시간은 3시간 30분으로 조금 멀지만 아침 일찍 서두르면 하루 만에 돌아보고 오는데 무리는 없습니다.
체스키 크룸로프 도보 여행의 시작
마을 입구에 놓인 아치형 돌문을 들어서면 나무 난간이 독특한 오래된 다리가 나옵니다. 다리를 건너면 오밀조밀하게 들어선 집들이 그림엽서처럼 아름답습니다. 다리 밑에 강물에서는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강물은 유속이 빠르고 물빛이 검은색으로 보여서 더러운 듯 보이지만 철분과 석회질이 많은 1 급수를 자랑합니다.
다리를 건넌 후 만나게 되는 것은 가파른 절벽 위에 서있는 `영주의 성'입니다. 절벽 위에 거대한 성을 쌓아 올린 것도 놀랍지만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놀랍기만 합니다. 성의 오른쪽에는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해진 탑이 보이는데 붉은 지붕으로 아름다운 마을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탑입니다.
마을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광장이 하나 나오는데 중세 시절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해 영화 <아마데우스>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곳입니다. 광장 주변에는 호텔과 다양한 음식의 레스토랑, 분위기 좋은 카페가 즐비해 있어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영주의 정원 걸어보기
이 여행지의 가장 유명한 장소를 하나 뽑으라면 `영주의 정원'이라 불리는 제4의 정원입니다. 마을의 맨 위쪽 가파른 절벽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과거 이 마을을 다스렸던 `영주의 성'이었습니다. 성 안에 지어진 제4의 정원은 과거 영주만이 거닐던 곳으로 마을 전체에 버금갈 정도의 엄청난 규모를 자랑합니다.
프라하 성 다음으로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성이라는 얘기가 나올만한 크기입니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제1 정원으로 들어가는 문이 유일한데 성의 규모에 비해 출입문은 작은 편입니다. 당시에 영주는 살해 위협이 많아서 성 밖으로는 일체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문도 작게 만들었나 봅니다. 문 입구의 양쪽에는 문을 지키는 곰의 우리도 있습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 제1 정원이 나오는데 분수대가 있는 아담한 돌마당으로 규모는 작습니다. 제2 정원은 나무로 마루를 깔아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통로가 있는데 통로 사이사이에 돌출된 창문이 있어 마을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제3 정원 역시 돌을 깔아 놓은 앞마당 같은 느낌으로 규모는 작으며 각종 기념품 가게와 그림 전시장이 들어서 있답니다. 돌 마당을 지나 동굴처럼 이루어진 통로를 지나면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플라슈토부 다리가 나오는데 다리를 건너면 과거 영주가 파티 장소로 사용하던 곳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시키는 제4의 정원
극장을 지나면 오직 영주만이 걸을 수 있었다던 그 유명한 제4의 정원이 나옵니다. 오른쪽으로 올라가 정원을 본 뒤 왼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정석입니다. 왼쪽 길은 올라갈때는 잘 모르지만 내려올 때 마을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와 마을의 붉은 지붕을 감상하면서 내려오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제4 정원에 들어서면 듣던 데로 엄청난 규모가 모든 것을 압도합니다. 정원 하나가 작은 마을 하나에 버금갈 정도로 넓기 때문입니다.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시키는 끝없이 펼쳐진 잔디밭 곳곳에는 다양한 색깔의 장미꽃들이 만발해 있고 또 다른 쪽에는 사람 키보다 높은 나무 벽으로 만들어진 미로정원이 있답니다. 정원 한가운데는 16세기 오스트리아 왕가에서 선물 받은 나무가 서있는데, 계절마다 이파리 색이 달라져 `사색 나무'라고 불리는, 체코의 천연기념물입니다.
나무 앞으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가면 멋진 분수대가 자리하는데, 이 앞에 서면 넓고 아름다운 정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분수대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숲 속 야외 공연장이 자리하고 있는데 무대를 중심으로 객석이 360도 돌아가는 독특한 공연장입니다.
이 공연장은 무대가 고정된 것이 아니어서 모든 숲이 다 무대가 되는 공연장입니다. 숲 곳곳에서 배우들과 소품이 등장하고 관객들은 돌아가는 객석에 앉아 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야외 공연장을 지나면 삼림욕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숲이 등장합니다. 사계절 모두 그 나름대로 아름답지만 특히 눈 내리는 겨울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프라하에서 버스로 가는 방법
프라하 지하철 B, C 선 플로렌스(Florenc) 역에서 내려 아우토 부스 나드 라찌(Autobus ove Nadrazi) 방향으로 나가면 플로렌스 터미널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체스키 크룸로프행 버스를 타면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보통 오전 8시 첫차를 시작으로 하루 4차례 정도 출발합니다. 프라하에서 당일 치기로 간다면 첫차를 타야만 비교적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답니다. 버스 시간은 상황에 따라 다르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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